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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잡학지식 #1. 생물 분류 체계

개츠리 2020. 7. 27. 20:58

사피엔스를 읽고 나서 습득하게 된 지식, 정보 또는 느낀점들을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번 포스트는 책 사피엔스로부터 필자가 습득하게 된 잡학지식 중 블로그에 정리하는 첫번째라고 할 수 있겠다.

 

사피엔스를 읽다보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 등 인류 종에 관련한 용어들이 나온다. 그런데 해당 용어들이 모두 정말 인류 종의 하나일까? 그리고 인류는 무엇이고 종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생물 분류 체계는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종<속<과<목<강<문<계(<역)'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큰 개념이다. 역에 괄호를 친 이유는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자료들을 보면 생물 분류 체계를 역없이 종, 속, 과, 목, 인, 문, 계로 소개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옛날 개념을 기반으로 작성을 했기 때문이지 싶다. 여타 과목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생물 분야는 특히 연구를 거듭하면서 그 개념들이 새롭게 생기거나 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생물을 전공하지 않는 일반인들은 역까지 굳이 몰라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알아서 나쁠 것도 없다. 역을 포함하지 않고 생물 체계를 분류하던 시절엔 저 순서를 '종속과목을 배우면 강문계 고등학교에 갈 수 있다.'는 식으로 사람들이 많이 외운 것 같다. 역이 추가된 지금은, 이를 '종속과목을 배우면 강문계역에 다다를 수 있다.' 정도로 외워도 좋지 않을까.

 

각 체계 단위를 모두 정리하여 나타내는 것도 좋겠지만, 이는 검색을 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이거니와 글이 너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사피엔스에서 소개하는 단위만을 책 내용을 참고하여 정리해보고자 한다.

 

· 종(種, Species): 서로 교배를 하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 번식 가능한 후손을 낳을 수 있음. (참고: 사피엔스)

· 속(屬, Genus): 유전적으로, 계통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근연종들로 이루어진 그룹임. (참고: 나무위키)

· 과(科, Family): 목에서 유연관계가 비슷한 것끼리 묶은 단계로, 같은 과의 생물은 대부분 생물적, 외형적인 부분이 유사함. (참고: 나무위키)

 

그런데, 종, 속, 과 중에 뚜렷한 정의가 있는 것은 종밖에 없는 듯하다. 같은 종에 속하려면 서로 교배를 하는 경향이 있고, 그의 자손이 번식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테면, 암말과 수탕나귀는 서로 성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억지로 교배하여 낳은 자손인 노새는 불임이다. 따라서 말과 당나귀는 다른 종이다. 이와는 반대로, 불도그와 스패니얼은 교배를 하고, 이들 사이에서 나온 강아지는 번식이 가능하다. 따라서 불도그와 스패니얼은 같은 종이다.

 

속과 과는 뚜렷한 정의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 아래 단계-속이면 종, 과이면 종, 속-의 상위 단위들로 대강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생물 분류라는 것이 자연에 있는 절대적인 분류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 개념이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려운 것 같다.

 

 

사피엔스를 읽으면서 알게 된 잡학지식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는 각 시대에 다양한 인류의 종이 공존했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인류 종만이 존재하는 세상이다. 따라서 호모 사피엔스 이전에 다른 인류의 종이 존재했었다는 사실 뿐만이 아니라, 특정 시대에는 여러 인류 종이 공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거나 상상하기가 마냥 쉽지 많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필자의 경우는 그렇다.)

 

심지어는 이전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던 시절, 학교나 박물관에서 [그림 1]과 같은 자료들을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이런 류의 그림들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는 대충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는 종으로부터 시작하여 직립 보행이 가능하게 되면서 호모 에렉투스가 된 후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점차 뇌의 크기가 커지고 똑똑해져 갔고 최종적으로 현재 인류 종인 호모 사피엔스가 되었다.' 였던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인류 종이 직선적인 단일 계보로 이어진다고 받아들이게 된다. 필자도 그러했다.

 

그림 1. 인류의 진화과정을 나타낸 그림 중 하나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paciboy&logNo=220799835396&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m%2F)

 

그러나 사피엔스에서는 그러한 직선적 단일 계보 모델은 틀렸다고 설명한다. 아래의 내용은 사피엔스 내용 중 일부이다.

 

pp 25-26. 사람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이들 종을 단일 계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에르가스터가 에렉투스를 낳고 에렉투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낳고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우리 종이 되었다는 식이다. 이런 직선 모델은 오해를 일으킨다. 어느 시기를 보든 당시 지구에 살고 있던 인류는 한 종밖에 없었으며, 모든 오래된 종들은 우리의 오래된 선조들이라는 오해 말이다.
  사실은 이렇다. 2백만 년 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 지구에는 다양한 인간 종이 동시에 살았다. 왜 안 그랬겠는가? 오늘날에도 여우, 곰, 돼지 등 수많은 종이 동시대를 살고 있지 않으가. 몇만 년 전의 지구에는 적어도 여섯 종의 인간이 살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상한 점은 옛날에 여러 종이 살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 딱 한 종만 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이 사실은 우리 종의 범죄를 암시하는 것일지 모른다. 곧 살펴보겠지만, 우리 사피엔스 종에게는 사촌들에 관한 기억을 억압할 이유가 있다.

 

이전 시대엔 다양한 인류 종이 공존했다는 사실은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욱 합리적인 이야기로 들린다. 굳이 인류만 한 종으로 존재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자연을 보면 다양한 종들이 이미 공존하고 있다. 책 내용 그대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인류의 종이 단 하나라는 사실이 오히려 수상하기 까지하다.

 

 

끝으로, 이 글의 앞 부분에서 언급한대로, 책을 보면 인류 종에 관련하여 다양한 용어들이 나온다. 해당 용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생물 분류체계 상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지 정리를 하고 이번 포스트는 마무리하고자 한다.

 

· 인간 / 인류: '호모 속에 속하는 동물' / '호모 속에 속하는 현존하는 모든 종'

·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우리보다 더 오래된 유인원의 한 속으로, '남쪽의 유인원'이란 뜻이다.

·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네안데르 골짜기에서 온 사람'란 뜻이다. (이들은 사피엔스보다 덩치가 크고 근육이 발달했음.)

· 호모 에렉투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똑바로 선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솔로엔시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솔로 계곡에서 온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플로레스 섬의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데니소바: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데니소바 동굴의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루돌펜시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루돌프 호수에서 온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에르가스터: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일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 호모 사피엔스: 호모 속에 속하는 한 종으로, '슬기로운 사람'이란 뜻이다.

 

인간과 인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사피엔스의 정의에 따르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종이 아닌 속의 개념이고 호모 속에 속하지도 않으므로 인류의 종이 아니다. 그러나 이름에 호모가 붙은 호모 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네안데르탈인), 호모 사피엔스 등은 같은 호모 속에 속하는 인류의 종 중 하나이다. 정리하자면,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생물 분류 체계상 종이 아닌 속에 해당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인류 종 중 하나라고 할 수 없으며,  그 외에 책에서 언급된 호모가 붙은 다양한 용어들은 인류 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다음 포스트 예고>

 

인류는 수많은 진화를 거듭하였고, 여러 종이 공존하던 시절을 지나 21세기인 지금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만 홀로 남게 되었다. 이쯤 되면 인류의 뿌리가 궁금하지 않은가. 인류의 조상은 누구이며, 유인원은 인류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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